퇴비 부숙, 왜 미생물이 중요한가?
퇴비는 유기물을 미생물의 작용을 통해 분해하고 발효시켜 만든 천연 비료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유기물만 쌓아놓는다고 퇴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원균이 살아남거나 악취가 발생하며, 식물 생장에도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퇴비의 ‘완전한 부숙’을 유도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퇴비 부숙용 미생물입니다. 이 글에서는 퇴비 부숙 과정에서 어떤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그 효과와 활용법을 소개합니다.
퇴비 부숙의 정의와 과정
퇴비 부숙이란 유기물 속 탄소, 질소, 섬유소, 리그닌 등의 고분자 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안정된 물질로 바뀌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과정은 주로 호기성 조건(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이루어지며, 수많은 미생물이 단계별로 작용합니다.
부숙 과정은 크게 다음과 같은 단계로 나뉩니다.
초기 분해기 – 유기물 분해가 시작되는 단계로, 미생물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고 온도가 상승함
고온 발효기 – 온도가 60도 이상 올라가며 병원균과 해충이 사멸
중온 부숙기 – 온도가 점차 내려가며 섬유소, 리그닌 등의 고분자 물질이 분해됨
완숙 안정기 – 퇴비가 안정화되고 식물에 해가 없는 상태가 됨
각 단계마다 작용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기능이 다릅니다.
퇴비 부숙에 사용되는 주요 미생물
1. 바실러스균(Bacillus spp.)
대표적인 호기성 미생물로, 고온에서도 강한 생존력을 보임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분해에 효과적
퇴비 내 온도 상승을 유도하고 병원균 억제에도 기여
주요 종: Bacillus subtilis, Bacillus licheniformis
2. 셀룰로오스 분해균(Cellulolytic Bacteria)
식물 잔재에 많은 셀룰로오스를 분해하여 유기물을 빠르게 부숙
고초균(Bacillus pumilus)과 같은 일부 바실러스균도 셀룰로오스를 분해함
퇴비의 균질성과 부숙 속도 향상
3. 고초균(Bacillus pumilus)
섬유질 분해와 함께 항균성 물질을 생산해 병원균 억제
내열성이 뛰어나 고온 퇴비 조건에 적합
퇴비의 부숙 균일도와 품질 안정성 향상에 기여
4. 방선균(Actinomycetes)
리그닌과 같은 난분해성 유기물을 분해
퇴비의 후기 부숙 단계에서 활발히 작용
퇴비 냄새 저감과 완숙 유도에 효과적
5. 효모(Saccharomyces spp.)
퇴비의 발효 촉진, 휘발성 유기산 분해
유기물 내 당분, 전분 성분을 빠르게 분해해 초기 발효 촉진
다른 미생물과의 상생으로 전체 균형을 잡아줌
6. 유산균(Lactobacillus spp.)
젖산을 생산하여 pH를 낮추고 유해균 억제
부숙 초기에 부패 대신 발효가 진행되도록 유도
냄새 저감, 병원성 세균 억제에도 긍정적
7. 광합성세균(Rhodopseudomonas spp.)
혐기·호기 양쪽 환경에서 작용
악취 유발 물질(황화수소, 암모니아 등)을 분해
유기물 대사 시 식물 생육 촉진 물질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음
퇴비 부숙용 미생물 적용 시 효과
퇴비 부숙 미생물을 적절히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숙 속도 단축
– 자연 부숙보다 30~50% 빠른 부숙 유도 가능
악취 저감
– 암모니아, 황화수소 발생량 감소
– 축산 퇴비의 경우 냄새 개선에 효과적
병원균 억제
– 고온성과 항균성 미생물 작용으로 식물병원균 억제
퇴비 품질 향상
– 양분 균형, 부숙도, 질소 고정력 향상
– 완숙 퇴비로 작물 생육 촉진 효과
농장 환경 개선
– 퇴비장 주변의 냄새와 해충 문제 완화
– 퇴비 살포 후 작물 피해 감소
퇴비 부숙 미생물 활용 방법
미생물제 선택
– 목적(악취 저감, 부숙 촉진 등)에 따라 적절한 균주가 포함된 제품 선택
혼합 및 살포
– 퇴비 원료와 함께 균일하게 섞거나, 일정 주기로 미생물 희석액을 살포
환경 관리
– 적정 수분(50~60%), 온도(40~60도), 산소(뒤집기) 유지 필요
– 미생물이 활발히 증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
퇴비 부숙, 미생물로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퇴비 부숙은 단순한 유기물 분해가 아니라, 미생물의 복합적인 작용이 만드는 생물학적 전환 과정입니다.
적절한 미생물의 투입과 관리만으로도 퇴비의 품질, 농장의 냄새, 작물의 생육 상태까지 개선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친환경 농업의 실현으로 이어집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부숙이 아닌, 목적형 퇴비와 미생물 처방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퇴비 부숙 미생물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농장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 직결된다는 사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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